사실혼이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법원이 사실혼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합니다. 양쪽 당사자가 서로 부부로서 생활할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단순한 교제나 동거와는 구별됩니다. 혼인의사는 명시적인 약속뿐 아니라 행위와 상황에서 추정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동일한 주거에서 생활하며, 경제적으로 생활비를 공유하고, 가사를 분담하는 등 부부로서의 실질적인 생활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같은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하고 있는지, 공동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는지,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는지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별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사실혼의 성립 또는 존속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사회적으로 부부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양가 가족이나 친지, 직장 동료, 이웃 등 주변 사람들이 해당 커플을 부부로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결혼식이나 상견례를 한 경우, 경조사에 부부로 함께 참석한 경우 등이 사회적 인식의 증거가 됩니다.
판례는 사실혼 인정에 있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통념에 따라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실체가 있다면 사실혼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혼인의 형식(결혼식)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위 요건을 충족하면 사실혼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반대로 결혼식을 올렸더라도 공동생활의 실체가 없으면 사실혼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